시정질문과 5분 발언, 시민의 눈에는 둘 다 비슷해 보인다. 의원이 본회의 단상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무언가를 말하는 장면. 시정질문도, 5분 발언도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이 두 발언을 대하는 집행부의 반응은 완전히 다르다.
겉보기에 닮은 두 제도가 안에서는 왜 그렇게 다르게 움직일까. 많은 시민이 궁금해하는 시정질문과 5분 발언의 차이는, 안에서 보면 생각보다 분명하다. 그 차이를 알면,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이라는 말이 나올 때 그 뒤에 어떤 긴장이 깔려 있는지가 보인다.
시정질문과 5분 발언, 무엇이 다를까
먼저 두 발언의 차이를 짚어 보자. 5분 발언은 의원이 본회의에서 약 5분 동안 지역 현안이나 의견을 말하는 발언이다. 핵심은 '단방향'이라는 점이다. 의원이 말하고 나면 그것으로 끝난다. 집행부가 그 자리에서 답변하지 않는다.
시정질문은 다르다. 의원이 시정 전반에 대해 묻고, 집행부가 그 자리에서 답변한다. 양방향인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시정질문에는 집행부의 수장인 시장이 직접 출석해 답변대에 선다.
형식도 나뉜다. 질문을 한꺼번에 던지고 답변도 한꺼번에 받는 '일괄질문 일괄답변'이 있고, 한 질문에 한 답변씩 주고받는 '일문일답'이 있다. 일괄 방식이 비교적 정돈된 느낌이라면, 일문일답은 묻고 답하기를 거듭하며 긴장이 차곡차곡 쌓인다. 둘 중 어느 쪽이냐에 따라 회의장의 공기가 크게 달라진다.
참고로 5분 발언이 어떻게 준비되는지는 지방의회는 무슨 일을 할까?에서 다룬 적 있다.
왜 시정질문은 시장이 직접 답할까
시정질문에 시장이 직접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정질문은 특정 사업 하나가 아니라 시정 전반, 즉 시가 하는 일 전체를 대상으로 묻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부분적인 사안이라면 담당 부서장이 답할 수 있지만, 시정의 방향과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그 최종 책임자인 시장이 답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시정질문이 잡히면, 답변의 무게도 한 부서가 아니라 시장에게 실린다.
집행부가 더 긴장하는 쪽은 시정질문이다
이 차이가 만들어 내는 결과는 분명하다. 5분 발언과 시정질문 둘 다 집행부에 부담이지만, 집행부가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는 쪽은 시정질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시장이 직접 답변대에 서기 때문이다.
시장이 답하는 자리이니, 관련 부서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기가 가까워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의회와 관련된 부서의 직원들이 상임위실을 부쩍 자주 드나든다. 특별한 용건이 있어 오는 건 아니다. 그저 분위기를 살피러, 어느 의원이 어떤 내용으로 시정질문을 할지 동향을 파악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
반면 5분 발언은 같은 부담이라도 결이 다르다. 답변할 필요가 없으니, 집행부로서는 일단 내용을 듣고 이후에 검토하면 된다. 그 자리에서 곧장 받아쳐야 하는 시정질문과는 압박의 크기가 다른 것이다. 이 한 가지 차이가 두 발언에 대한 집행부의 온도를 가른다.
하지만 직원들은 시정질문 신청서가 제출되기 전까지, 누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질문할지 발설하지 않는다. 다만 전략적으로 흘리는 경우는 있다. 의원도 지적하려던 사안이 미리 해결되면 굳이 질문할 필요가 없으니, 그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다.
질문을 철회시키려는 물밑 움직임
여기서 시민이 잘 모르는 장면이 하나 펼쳐진다. 어떤 의원이 시정질문을 준비한다는 게 알려지면, 담당 부서가 그 의원에게 사안을 충분히 설명하면서 질문이 철회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경우도 있다.
시장이 답변대에서 곤란해지는 상황을 집행부로서는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적될 만한 사안을 미리 해결하거나 보완해, 질문할 필요 자체를 줄이려 하기도 한다. 본회의 단상에 오르기 한참 전부터, 회의장 바깥에서 이런 조율이 오가곤 하는 것이다.
일문일답, 가장 팽팽한 순간
특히 일문일답 방식의 시정질문은 긴장이 가장 높다. 한 질문에 한 답변씩 주고받다 보면, 의원과 시장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일종의 기싸움이다. 묻는 쪽은 파고들고 답하는 쪽은 방어하면서, 분위기가 과열되기도 한다.
그래서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시정질문이 5분 발언보다 더 힘들다. 5분 발언은 의원이 할 말을 구성하면 되지만, 일문일답 시정질문은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집행부가 어떻게 답할지를 미리 예상해서, 그 답변에 이어질 다음 질문까지 짜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수를 내다보며 준비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예상 답변을 몇 갈래로 가정하고, 각 갈래마다 이어 갈 질문을 따로 준비해 두기도 한다. 막상 회의장에서는 그중 한 길로 흘러가지만,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갈래를 미리 열어 두는 것이다. 5분 발언 준비가 '한 편의 글을 다듬는 일'이라면, 일문일답 준비는 '오갈 수 있는 여러 길을 그려 두는 일'에 가깝다.
준비 방식도 의원마다 꽤 다르다. 어떤 의원은 질문지를 거의 대본처럼 촘촘히 준비해 그대로 따라가고, 어떤 의원은 큰 줄기만 잡아 두고 현장에서 답변을 들으며 추가 질문을 이어 간다. 후자의 경우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미리 열어 두어야 한다. 같은 시정질문이라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결이 사뭇 달라진다.
부담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시정질문이 늘 '공격'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담이 도움으로 바뀌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부서가 인력이 부족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는 시정질문이 있다고 하자. 이런 질문은 시장에게는 부담이지만, 정작 그 부서의 국·과장에게는 속으로 반가운 일이 되기도 한다. 결국 '그 부서에 사람을 더 채워 달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도 있곤 한다. 그런 시정질문이 끝난 뒤, 본회의가 마무리되자 한 국장이 조용히 상임위실로 찾아와 질문한 의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간 것이다.
겉으로는 집행부를 향한 견제였지만, 안에서는 그 부서를 거드는 결과가 된 셈이다. 견제와 협력이 늘 칼같이 나뉘지는 않는다는 걸, 이런 순간이 보여 준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또 다른 장면들은 지방의회 상임위원회는 어떻게 운영될까?에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시민에게 무엇이 달라질까
겉보기에는 둘 다 '의원이 본회의에서 하는 말'이지만, 안에서는 이렇게 다른 무게로 움직인다. 5분 발언이 의원의 목소리를 또렷이 남기는 자리라면, 시정질문은 집행부와 정면으로 마주 앉는 자리다.
그래서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이라는 말이 나오면, 그 한마디 뒤에 회기 전부터 이어진 동향 파악과 물밑의 조율, 그리고 단상 위의 팽팽한 긴장이 깔려 있다는 걸 떠올려 봐도 좋다. 같은 발언처럼 보여도, 그 안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두 발언을 모두 준비해 보면, 같은 '본회의 발언'이라는 말로 묶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된다. 하나는 의원의 목소리를 또렷이 남기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마주 앉아 겨루는 일이다. 결국 같은 마이크를 잡더라도, 5분 발언과 시정질문은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진다.
- 5분 발언은 답변이 없는 단방향, 시정질문은 시장이 출석해 답하는 양방향이다.
- 집행부가 더 예민한 쪽은 시정질문이다. 시장이 직접 답변대에 서기 때문이다.
- 집행부는 시정질문을 철회시키려 물밑에서 접촉하기도 한다.
- 일문일답은 상대의 답변까지 예상해 준비해야 해서 5분 발언보다 까다롭다.
- 시정질문이 때로는 그 부서를 돕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이 글은 지방의회에서 일하며 겪은 경험을 일반화해 정리한 것으로, 특정 기관·인물·사안과는 무관합니다. 글에 담긴 견해는 개인의 의견이며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